이브 온라인 리뷰
 
 
게임시장의 온라인 플랫폼으로의 이동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성공 이후 해외 온라인 게임들이 상당히 많이 쏟아진 느낌입니다. 이번 E3 에서도 그런 분위기를 많이 느낄 수 있었는데요, 그 때문인지 요즘 국내에서도 해외 온라인 게임들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높아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해외 게임이다 보니 언어의 장벽도 존재하고 무엇보다도 국내에서 정보를 얻을 곳이 마땅치 않죠. 그래서 이번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게임에 대해서 한번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여러분, 혹시 <이브 온라인>(EVE Online)에 대해서 들어보셨습니까? 그게 뭐지? 어디선가 보긴 봤는데? 네. 모르시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이브 온라인은 아이슬란드의 개발사인 CCP가 개발하여 2003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MMORPG 입니다. 아직 국내에서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해외에서는 나름대로 입지를 단단히 다지고 있는 게임입니다.

 

사실, <이브>는 상당히 독특한 게임입니다. 게임의 배경은 인류가 우주여행을 시작한 이후로부터 수천 년이 흐른 먼 훗날의 이야기입니다. 고도로 과학기술이 발달한 인류가 우주를 누비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번쩍이는 칼과 방패를 좋아하는 게이머들은 적응하기 힘들 수도 있습니다.

 

처음 캐릭터를 생성하자마자 칼 한 자루 들고 몬스터를 신나게 두들겨 패는 게임들과 달리 <이브>에서는 지루한 튜토리얼을 끝까지 보고 나서야 겨우 '아 이제 좀 이해가 되는구나'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홈페이지의 플레이어 가이드에서도 볼 수 있듯 <이브>를 장난감이 널려있는 놀이터라고 한다면 일반적인 MMORPG는 테마파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놀이터에서는 스스로 놀이를 만들어내야 하지만 테마파크에서는 모든 즐길 거리들이 만들어져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저 줄을 서서 기다리기만 하면 되죠. 반면에 놀이터에서 재미있게 놀기 위해서는 능동적인 태도가 필요합니다.

 

그러므로 <이브>는 일반적인 게이머들이 아닌 정말 취향이 독특한 게이머들만을 위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른 온라인 게임에서 남들이 잘 하지 않는 괴상한 일들을 벌여놓고 즐거워하던 게이머라면 한 번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게임이죠.

 

슬슬 구미가 당기시는 분들 계시죠? 괴상한 취미거리를 찾는 분들을 위해서 <이브 온라인>을 한번 찬찬히 뜯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그래픽

 

<이브>의 그래픽은 정말 훌륭합니다. 게임을 하면서 보게 되는 성운들과 항성들, 그리고 신비한 운석띠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게이머에게 우주에 있다는 느낌을 가지게 할 정도로 잘 꾸며져 있습니다.

 

잘 구현된 광원효과는 눈부신 태양이 정말 이글거리며 홍염을 뿜어내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합니다.

 

주변의 배경 성운과 항성의 색감은 훌륭하며 광원효과도 잘 구현되어 있습니다.

 

또한 배경 이미지인 성운들과 별들의 색감은 상당히 훌륭합니다. 먼 옛날 항성이 수명을 다하면서 뿜어낸 성운들은 게이머의 함선을 둘러싸고 끝을 알 수 없는 먼 우주까지 이어져 있으며 저 멀리서 빛을 발하는 별들은 저마다 다른 색을 가지고 반짝입니다. 물론 대기가 없는 우주에서 별이 반짝이면 안 되지만 나름대로 생동감을 부여하기 위한 방법인듯 합니다.

 

플레이어가 몰고 다니는 함선들의 디자인은 각 종족의 특성을 잘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 군수산업체의 집합인 '칼다리' 종족의 함선은 마치 각을 잡은 것처럼 딱딱해 보이며 정치와 종교가 결합한 '아마르' 종족의 함선은 <스타크래프트>의 프로토스 컨셉과 비슷합니다.

 

충격파와 파편을 함께 쏟아내는 폭발 장면은 가히 장관입니다.

 

전투 장면은 마치 공상과학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 합니다. 각 함선은 함포를 쏘아대며 분사체의 긴 궤적을 남기고, 미사일은 탄두에 따라 제각기 다른 폭발장면을 보여줍니다. 게다가 적과의 교전시 격침된 함선이 잔해와 함께 충격파를 퍼뜨리며 폭발하는 장면은 <이브>의 백미라고 할 정도입니다.

 

또, <홈월드> 시리즈와 같이 우주 공간에 먼지 같은 작은 알갱이를 흩뿌려 함선이 이동할 때의 속도감을 느끼게 합니다. 워프시의 시각적 효과는 상당한 속도감을 주며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합니다.

 

워프 할 때의 번짐효과는 속도감을 잘 나타냅니다.

 

전체적으로, 텅 비고 조용한 우주를 보다 꽉 차서 생동감 있게 표현하려 노력한 것이 <이브> 그래픽의 특징이며 이 목표는 상당 부분 성공적으로 달성되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우주라는 공간의 특성상 허전한 느낌은 있습니다.

 


■ 사운드

 

<이브 온라인>의 사운드는 무난한 수준입니다. 이런 사운드라면 어울리겠다라는 수준의 음향이 게임 속에서 사용되며 배경음악도 그다지 특별한 것 없이 게임 속에 녹아서 잘 어울립니다. 하지만 조금 지루한 감은 있습니다. 특별히 평할 것이 없다고 생각됩니다.

 


■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이브>의 캐릭터 생성 과정은 게이머에게 상당한 자유도를 부여합니다. 게임의 4 종족은 각각 서로 다른 능력을 가지는 여러 혈족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혈족의 외향은 마치 인종의 구분처럼 또렷합니다. 게이머가 마음에 드는 혈족을 선택한 뒤에 이어지는 캐릭터 외향 설정 과정은 마치 특수 분장실에 온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합니다.

 

마음대로 턱을 깎거나 볼 살을 늘일 수 있으며, 눈을 찢어지게 하거나 콧평수를 늘릴 수도 있습니다. 튀어보기를 원하는 게이머는 얼굴에 문신을 새기거나 머리에 우스꽝스러운 모자를 씌울 수 있으며 다양한 옷을 입히고 수 십 여개의 배경 앞에 캐릭터를 세울 수 있습니다.

 

캐릭터 생성은 꽤 재미있습니다. 인상이 좀 위험하군요.

 

게다가 안면의 굴곡에 따라 광원을 이리 저리 옮길 때 마다 인상이 변합니다. 이러한 세세한 설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전지현이나 옥동자를 만들기 위해 수 십 여분을 투자하는 여러분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제 게임 플레이 도중 캐릭터 외향은 그다지 도드라지게 보이지 않습니다. 다른 캐릭터의 얼굴을 보는 것은 불과 채팅창에서일 뿐이며 이마저도 직접 클릭을 해야 보이는데다가 또 옵션 설정을 통해서 안보이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게임에서 사실상의 캐릭터는 게이머가 몰고 다니는 함선이지만 게이머들이 이것을 남들과 차별화시킬 방법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함포를 달아도 외관상 변화는 밋밋하며 함선에 도색을 할 수도 없기에 비슷한 레벨의 게이머는 거의 동일한 종류의 함선을 몰고 다닐 뿐입니다. 이른바 '붕어빵'들이 게임에 즐비한 것이죠.

 


■ 유저 인터페이스

 

<이브>의 인터페이스는 일반적인 MMORPG 와 마찬가지로 직관적입니다. 약간 손이 더 가기는 하지만 몹을 클릭하고 스킬 버튼을 누른다는 식의 일반적인 접근 방법이 통합니다. 채팅창에는 캐릭터 그림이 나와 게이머들이 자신을 드러내고자 하는 욕구를 이곳에서 해결하게 하며 여러 채널에 동시 입장이 가능합니다. 만약 어느 채널에 새로운 글이 올라온다면 그 채널 이름이 적혀있는 탭이 반짝이게 되어 다른 게임들에서처럼 남의 말을 무시한다는 오해를 피할 수도 있습니다.

 

인터페이스는 매우 직관적입니다. 대충 보고서도 이해가 가능합니다.

 

화면 좌측의 시스템 바(bar)에는 캐릭터, 인벤토리, 마켓, 채팅채널 설정 등등의 여러 가지 아이콘이 세로로 나열되어 있습니다. 각각의 아이콘을 클릭하면 상당히 자세한 기능이 포함된 새로운 창이 열리게 되며 각각의 기능을 익숙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세부적인 기능들을 알지 못하더라도 게임 진행 중에 크게 어려움을 겪는 일은 없습니다. 튜토리얼에 나와 있는 기능들만 이해한다면 게임을 문제없이 즐길 수 있을 정도입니다.

 

오른쪽 상단의 오버뷰에는 화면에 등장하는 모든 물체들의 속성을 나타내며 종류, 거리, 이름 등에 따라 정렬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미션 수행 후 NPC가 떨어뜨린 아이템을 줍고자 한다면 거리 순으로 정렬하여 좀더 빨리 임무를 완료할 수 있습니다.

 

킬(Kill) 미션 뒤에는 깡통 줍는 번거로운 일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또 거의 대부분의 기능을 마우스 클릭으로 할 수 있습니다. 마우스를 화면의 아무 곳에서 더블 클릭 한다면 그 곳으로 함선이 이동하며 오른쪽 클릭에서는 보다 자세한 메뉴가 등장하여 게임 플레이의 편의성을 더합니다. 오버뷰, 운석, 다른 사람의 함선 등등에 포인터를 갖다대고 오른쪽 마우스 버튼을 클릭하면 저마다에 각기 다른 메뉴가 등장할 것입니다.

 

전투시 데미지를 주고받았다는 표현을 단순한 메시지로 표시하는데 이것은 때때로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함포가 동시에 발사되었을 경우 하나의 함포 데미지만이 표시되므로 얼마나 데미지를 주었는가는 적의 HP를 보고서 짐작할 수밖에 없습니다.

 

화면 아래쪽에 있는 여러 가지 아이콘은 초보라고 할지라도 대충 그 의미를 이해할 정도로 직관적이며 단순 클릭만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장치가 됩니다.

 

자체 웹브라우저도 있습니다. 아쉽게도 한글과 플래쉬는 지원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브>가 갖는 가장 중요한 편의성은 각국의 언어를 지원한다는 것입니다. 11개 국가의 언어를 지원하며 아시아의 주요 언어인 한국, 중국, 일본어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인트로 무비와 튜토리얼을 한글화하여 게임에 대한 접근을 한층 높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게임 속에서 한글채팅이 가능하기 때문에 영어에 익숙하지 않더라도 한글채널에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게임 자체에서 웹브라우저를 제공하므로 굳이 '알트-탭'을 누르지 않더라도 여러 가지 정보를 찾아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영문만 가능합니다.

 

하지만 기본적인 화면 해상도인 1024x768 에서 대부분의 게이머는 화면의 공간부족을 호소할 것입니다. 그 때문에 화면 해상도를 높여 좀 넓게 쓰려고 하면 다른 문제가 생기는데 글자가 너무 작아서 모니터에 얼굴을 바짝 갖다 대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될 수도 있습니다. 채팅창에서는 글자크기의 조절이 가능하지만 다른 창에서는 불가능하기에 일어나는 일입니다.

 

전체적으로 직관적인 인터페이스와 세계의 여러 나라 게이머들을 위한 편의는 돋보이며 인터페이스 사용면에서 초보와 고수의 차이가 뚜렷하지만 그것이 각각의 게임 플레이에 심각한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닙니다.

 


■ 게임 플레이

 

<이브 온라인>의 게임 플레이는 전체적으로 느긋합니다. 이른바 아저씨 전용 게임들의 특징인 한손에 담배물고 다른 손으로 클릭 하는 플레이가 가능하며 여기에서 한 단계 더 발전해 두 손 놓고 게임을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미션은 단순 반복형이 많습니다. 꽤나 지루하게 느껴집니다.

 

기본적으로 주어지는 게임의 컨텐츠는 상당히 단순합니다. 각 종족의 에이전트는 여러 가지 미션을 게이머에게 주는데 NPC 제거(Kill), 물건배달, 인카운터 등등 단순한 임무들입니다.

 

미션 수행 중에는 여러 태양계 사이를 이동할 수 있는데 배달 미션의 경우 자동항법장치인 오토파일럿을 켜고 TV 드라마를 보고 있다가 아우라가 섹시한 목소리로 'AUTO PILOT DISABLED' 라고 말하면 다시 마우스 클릭을 몇 번 해주면 됩니다.

 

또 돈을 벌게 되는 운석 채굴 과정에서도 마우스 클릭 몇 번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기 때문에 화물함이 다 찰 때까지 두 손 놓고 다른 일을 할 수 있습니다.

 

게임 전체적으로 쉴 새 없이 몹을 잡아야 레벨업을 하는 다른 게임들과 달리 단순히 스킬 트레이닝을 걸어 놓으면 실시간으로 알아서, 저절로 캐릭터가 성장하기 때문에 게임 플레이가 상당히 느긋합니다.

 

이러한 특징들 때문에 이브를 즐기는 대부분의 게이머들의 행동 패턴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이브를 실행합니다.


2. 스킬 트레이닝 진척도를 확인하고 완료되었다면 다른 스킬 트레이닝을 진행합니다.

3. 마이닝이나 배달 미션등의 손이 덜 가는 일을 하며 채팅창에서 시시콜콜한 잡담을 즐깁니다.

4. 팔짱끼고 모니터만 멀뚱멀뚱 쳐다봅니다.

 

채굴을 하면서 멀뚱멀뚱 화면만 쳐다보는 게이머가 상당할 것입니다.

 
 
■ PvP
 

게임 진행이 너무나 느긋하여 특별히 감흥을 받을 만한 것이 없으므로 게이머들은 좀더 강렬한 자극을 찾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있습니다. <이브 온라인>은 그러한 게이머들의 욕구를 게임의 가장 중요한 목적으로 이끕니다. 바로 PvP 입니다.

 

한마디로 <이브>의 PvP는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게임 내에는 <리니지>식 '카오(Chaos) 룰'이 있고, 일반 게임에서 길드로 불리는 집단이 '회사'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갖고 있습니다. 회사는 자신들의 이익에 반하는 이들을 파산시키기도 하고 때때로 파산에서 멈추지 않고 플레이어를 죽이기도 합니다. <이브>에서 사망시 패널티는 상당히 큰 편이지만 클론이라는 개념이 있기 때문에 저돌적인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아우터 영역에서는 회사들 사이의 싸움이 자주 벌어집니다.

 

일종의 경비병인 '콩코드'가 관리하지 않는 0.4 시큐리티 이하 구역에서는 심심찮게 게이머들 사이의 PvP가 벌어지며 이곳에는 플레이어 해적, 은하계를 넘나드는 상인들, 우르르 몰려가 채굴을 하는 회사원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게이머들이 존재합니다. 게다가 0.0 시큐리티 지역인 아우터에는 '억울하면 강해져라'라는 슬로건이 100% 통합니다.

 

점찍어둔 좋은 운석 지대가 있는데 다른 회사가 은근슬쩍 그곳에 기지를 세웠습니다. 이럴 때 회사 사람들과 회사와 연합한 얼라이언스 사람들을 데리고 가서 그 회사 사람들을 죽이고 기지를 박살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이브 온라인>은 때때로 상당히 잔인합니다. 사람을 죽여 그 시체를 수집하고 다니는 사람도 있을 정도니까요. -.-;

 

이런 큰 배를 만드는데는 엄청난 비용이 들어갑니다.

 

기지를 짓거나 큰 배를 만드는 데는 상당히 많은 비용이 듭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게이머들이 채굴에 매달리며 좀 더 비싼 운석들이 있는 아우터 지역으로 진출하고자 합니다. 그러나 거대 회사에서 그러한 목 좋은 곳을 꽉 잡고 있기 때문에 중소규모 회사나 연합으로는 명함을 내밀기 조차 힘들죠. 힘이 모든 것을 말하는 게임의 단점입니다.

 

이 때문에 좀더 큰 힘(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곧 힘이죠)을 갖고자 하는 게이머들에게 개발사인 CCP는 달콤한 유혹을 제시했습니다. 게임의 정액시간인 '타임코드'를 구매하여 다른 게이머에게 게임 내 화폐인 ISK(아이슬란드 화폐 단위)를 받고서 팔 수 있게 한 것입니다. 확장을 하고 싶은데 돈이 궁한 회사나 큰 배를 타고 싶어서 돈을 모으는 회사원들이 이 유혹에 쉽게 끌립니다.

 

어쨌든 게임 플레이의 초점은 힘(돈)에 맞춰져 있으며 이 것을 놓고 게이머들이 치고받고 싸우는 것이 <이브>의 가장 재미있는 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쉐도우베인>과 비슷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좀더 손이 덜 가는 채굴에 매달려 있는 게이머가 많으며 스킬트레이닝에 특별한 노력이 필요하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잠수하는 일이 많습니다. 특히 길게는 몇 달씩 걸리는 스킬이 있어서 스킬 트레이닝이 끝날 때 마다 '하이루~' 한 마디 하고 다시 잠수를 하는 유령 게이머를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직접 즐길 거리를 찾지 않는다면 <이브 온라인>은 상당히 지루한 게임이 될 수 있습니다. 좀더 자극적인 플레이를 원한다면 전쟁을 자주하는 큰 회사에 들어가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 커뮤니티

 

<이브>의 커뮤니티는 상당히 발달해 있습니다. 앞에서도 말했듯 좀 더 큰 힘을 가지기 위해 게이머들은 서로 연합해야 했으며 각각의 회사는 보다 큰 전쟁을 벌이는 커다란 연합에 속할 수 있습니다. <쉐도우베인>에서처럼 각 회사들은 외교채널에 촉각을 곤두세워야하며 자신이 속한 연합이 다른 연합과 분쟁이 벌일 경우 힘을 모아야합니다.

 

각각 목적에 맞는 수 십 여개의 채널 채널이 존재하며 그곳에서 게이머는 자신이 원하는 정보와 동료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더 <이브>의 커뮤니티가 활발한 이유가 있습니다. 일반적인 게임들에서 1개 서버의 동시 접속자 수는 얼마나 될까요? 대부분 3,000명 내외입니다. 하지만 <이브 온라인>은 예외입니다. 현재 1개 서버만이 제공되고 있는데 동시접속자의 수는 피크 타임(peak time)에 2만 5천명을 가뿐히 넘깁니다.

 

수많은 게이머들이 저마다 자신의 역할놀이를 즐기며

그중에는 해적이나 마약 밀수자도 있습니다.

 

2만 5천명이라, 상상이 가십니까? 웬만한 시골 소도시 하나만큼의 인구가 한 서버에 존재합니다. 전 세계에서 모인 게이머들이 하나의 커다란 가상사회를 구성하고 있기에 여기에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아직 가보지 못한 우주의 끝자락에서 수천 명의 게이머들이 저마다 자신들의 이야기를 플레이하는 것이 <이브>의 매력입니다. 자신이 만들어낸 게임 내에서의 이슈가 다른 수 만 여명의 게이머에게 영향을 끼치는 것이 진정한 인터랙션(Interaction)의 구현이 아닐까요?

 

빌보드에서 현상금이 걸린 범죄자를 방송합니다.

 

<이브>는 이러한 게이머들 사이의 영향을 보다 구체화합니다. 예를 들어 회사사이의 전쟁이 있었다면 그것을 뉴스로 만들어 게이머들에게 전파합니다. 누군가의 배를 부수고 플레이어를 죽였다면 그가 현상금을 걸어서 바운티 헌터(Bounty Hunter)와 같은 다른 게이머들이 자신을 노릴 수 있습니다. 스타게이트 근처의 대형 TV 인 빌보드에는 오늘의 뉴스와 함께 수천에서 수억 ISK 의 현상금이 붙은 범죄자의 얼굴이 방송됩니다.

 

또한 게이머들은 마켓에서 저마다 자신의 물건을 내다 팔 수 있습니다. 시세는 전적으로 게이머들이 결정하는 것이며 각 태양계에 위치한 스테이션(기지)마다 다양한 가격대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이 때문에 때때로 보다 싼 가격에 물건을 사기 위해 여러 태양계를 거쳐 이동해야 될 때가 있습니다. 만약 현재 위치한 곳에서 자신의 물건을 사는 이가 없다면 길게는 3개월까지 마켓에 물건을 등록해 놓을 수 있으며 각 지점 사이의 시세차이를 이용한 돈벌이도 가능합니다.

 

지금도 수많은 채널에서 각각 수백 명 이상의 게이머들이 접속하여 서로 의견을 주고받습니다. 현존 게임 중에서 가상사회의 이상에 가장 근접한 모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 게임 외적인 면

 

<이브>의 최적화는 상당히 잘 되어 있는 편입니다. <카트라이더>가 무리 없이 실행될 사양이면 이브 온라인 또한 그렇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쓰는 노트북(LG XNOTE LS50A, 1.4 CELERON / INTEL 32MB GRAPHIC / 768MB DDR)에서 <카트라이더>가 조금 버벅이는데 <이브 온라인> 또한 조금 버벅이는 수준에서 플레이가 가능할 정도입니다.

 

텅 빈 우주이다 보니 게임 용량도 줄어든 모양입니다.

 

이러한 낮은 사양은 게임의 배경이 되는 광활한 우주 때문에 가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풀 한 뿌리, 나무 한 그루 없는 우주에서 버벅임을 유발할 것이라고는 자신이 타고 다니는 배 뿐이겠죠. 어쨌든 그러한 것 때문에 조금 낮은 사양의 PC를 가진 게이머라 하더라도 비교적 쾌적한 환경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또한 게임에 등장하는 요소들이 그다지 많지 않으므로 클라이언트의 크기도 상당히 작습니다. 700MB CD 한 장 안에 패치까지 다 들어가며 설치 완료시 1.2 기가바이트의 용량을 차지합니다.

홈페이지의 가이드는 상당히 자세하나 비영어권 사용자에 대한 배려는 아쉽습니다. 튜토리얼을 한글화한 것처럼 이곳도 해주었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각국의 팬사이트를 홈페이지에서 링크하고 있으며 팬사이트를 통해서 14일 무료체험계정을 얻어 결제를 하기 전에 미리 체험해 볼 수 있습니다. 아쉽게도 한국 팬사이트는 등록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 마치며

 

분명 <이브 온라인>은 괴짜들을 위한 게임입니다. 대다수 한국 게이머들에게 이 게임은 접근하기 어려운 까다로운 게임일 것입니다. 게다가 다 차려놓은 밥상에 앉기만 하면 되는 다른 게임들과 달리 장난감을 집어 들고 ‘빵야빵야’ 큰소리로 외쳐야 겨우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불친절한 게임입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CCP 가 만들어낸 수만 명의 가상사회는 상당히 매력적이며 <쉐도우베인>을 능가하는 게이머들 사이의 세력다툼은 이 게임의 백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백 대 규모의 거대 함대를 이끌고 상대 회사를 초토화시키는 모습을 다른 게임에서 찾아보기란 상당히 힘들 것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짧은 순간의 자극을 준비하기 위해 대부분의 시간을 채굴과 같은 돈버는 일에 집중하게 만드는 게임플레이는 분명 지루합니다. 이 때문에 상당수 게이머들이 잠수를 즐겨하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스킬트레이닝에 특별한 노력이 필요하지 않는다는 점은 직장인과 같은 라이트 게이머에게 충분한 매력으로 다가오지만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하드코어 게이머들에게는 지루함을 배가시킵니다.

 

하지만 이러한 여러 가지 단점에도 불구하고 <이브 온라인>은 상당히 잘 만들어진 게임입니다. 해외 게이머들이 높은 평점을 주는 이유가 있습니다. 만약 자신이 충분히 능동적인 게이머라고 생각한다면 한번 새로운 게임에 도전해 봐도 좋습니다. 이 게임이 주는 재미는 여러 가지 단점들을 충분히 희석하고도 남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국내 팬사이트의 주소는 아래와 같습니다.

 

http://eveonline.cafe24.com

☞ http://www.eve-online.or.kr

by shiraz | 2006/05/25 14:39 | 기사 | 트랙백 | 덧글(2)
트랙백 주소 : http://shiraz.egloos.com/tb/54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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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깜군 at 2011/08/17 05:59
리뷰가 너무 멋져서 글을 안남길수가없네요...
잘보고갑니다^^
Commented by 리뷰멋저요 at 2012/08/23 04:04
제가 봐왔던 EVE온라인 리뷰중에 가장 잘쓰시고 매력적인 글이네요! 다른 사람들은 그저 스케일만을 강조할 뿐인데 정확하고 객관적인 리뷰를 써주셔서 더욱 매력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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